정부·지자체 취재노트

작성자 admin 시간 2023-03-27 1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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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사회적, 문화적 활동을 통해 타인과 교류하며 사회적 소속감을 높일 수 있다. 이동권은 노인의 사회적, 문화적 활동을 가능케하는 중요한 권리로서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2020년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25%가 계단이나 경사로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으며, 19%가 버스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자가용을 통한 이동은 편리하겠지만, 노화로 육체적으로 운전이 용이하지 않거나 자가용을 구입하기 어려운 계층의 노인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노인을 포함한 교통약자의 이동권의 확보를 위한 정책 및 사업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행복 택시’, ‘100원 택시’, ‘치매 안심 택시등 택시를 활용한 사업과 함께 지역 특성에 맞는 버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번 취재 노트는 버스를 이용한 노인 이동권 증진 사업을 소개한다.

 

1_32.jpg *사진 : 익산시청 제공

 

■ 버스와 택시의 장점을 갖춘 일산의 수용 응답형 ‘행복콜버스’

전라북도 익산시는 지난 달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6339명으로 전체 인구의 22.1%를 차지하여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 (국제연합 기준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된다.) (익산시청, 20232월 말 익산시 인구 현황). 분 단위로 운행되는 도시의 버스와 지하철과 달리, 농어촌지역의 대중교통은 배차 시간이 길고 하루에 몇 대밖에 운영되지 않으며 시설 또한 열악한 경우가 많다. 자주 오지 않는 마을버스를 타기위해 장거리를 도보하거나, 높은 버스 계단을 홀로 오르고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응하여 익산시는 2019년 수용응답형 버스 행복콜버스사업을 추진했다. 수용 응답형 버스는 기존 버스를 15인승 소형 승합차로 바꾸고, 이용자가 1시간 전에 전화 예약으로 직접 버스를 호출하여 탑승하는 신개념 대중교통 운영체계이다. 지역 특성과 주민 수요에 맞춰 기존에 닿지 않았던 곳까지 마을 곳곳을 누비며 노선과 운행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익산시는 여산면에서 시범 운행을 시작하여 오산면 지역까지 운행을 확대하고 있다. 여산면 6개리 38개 주민들을 위해 15인승 소형승합차 2개를, 오산면 7개리 49개 마을에서 1대를 운행하며 요금은 1인당 300원으로 익산시 시내버스 요금의 18% 정도 되는 금액이다.

 

전화로 예약한 행복콜버스는 1시간 후 인근 마을회관에서 도착한다. 승객을 태운 버스는 터미널역이 있는 환승 거점까지 운행하여 이용자가 편히 환승을 할 수 있다. 때문에 노년층만이 아닌 교통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에게도 호응을 얻으며, 2022년 기준 누적 이용 건수가 9.1만여 건에 달했다. 행복콜버스를 이용하는 주 이용 고객 연령층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며, 읍내 병원, 시장, 은행을 방문하는 어르신들이다. 사업 운영 초기에는 기존 정규 노선제로 운행되던 버스 노선표에 익숙했던 고령층 어르신들이 이용에 혼선을 느껴 민원을 호소했지만, 이내 사업이 안정화되면서 2019년 하루 평균 14.7명의 수요가 있었던 행복콜버스는 2022년 기준 하루평균 91.9명으로 찾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업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화 한 통으로 이용하는 행복콜버스는 익산시 어르신들의 대중교통 접근성과 편리성을 증진함과 동시에, 농어촌지역의 버스 운영체계를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개선시킨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 노인의 이동권 증진을 위한 유사사례로 올해 2023년 시작된 청주시의 청주콜버스사업이 있다. 청주콜버스는 어플과 전화로 버스를 실시간 호출을 할 수 있다. 여러 지점에서 각자의 목적지를 호출하면 인공지능이 실시간 최적의 노선을 만들어 승객을 배차하는 방식이다. 202210월 오성읍에서 3개월간 시범운행을 거쳤다. 시범운행의 결과로 청주시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승객들의 버스 대기 시간이 평균 85분에서 20분으로 줄었으며, 이용 수요가 2.7배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20232월부터 전체 읍,면 지역에 확대 운행 중이다. 때문의 청주의 청주콜버스는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고령자들의 이동권을 증진하고 보장하는 사업으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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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바로DRT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버스, 지하철, 택시 등의 대중교통이 70.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노년층을 배려하지 않는 대중교통 시설은 노인의 이동을 제한할 수 있다. 노인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 이동권에 대한 무관심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인권 중 이동권에 대한 침해이며 방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동권을 침해 받는다는 것은, 원하는 곳을 방문할 자유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활동을 제한함으로써 노인의 고립 및 소외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위에 소개한 행복콜버스와 청주콜버스는 이동권을 노인이 누려야 하는 기본권으로 바라보고 형평성과 공공성의 원리로 운영되는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작성: 강해리 연구원(haerikang@asemgac.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