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취재노트

작성자 admin 시간 2023-06-29 11:05:13
네이버
첨부파일 :

한국은 2026년 국내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의 고령자에 해당하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 예정이다 (통계청, 2019).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후기 고령 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기대수명의 연장으로 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돌봄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 구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정부와 여러 기관에서 노인 돌봄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급증이 예상되는 돌봄 서비스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커뮤니티 케어가 있다. 다른 용어로 지역사회 통합 돌봄로 불리는 커뮤니티 케어는 병원 중심의 돌봄 체계 시스템을 지역사회 단위로 전환하여 수요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식의 사회서비스 체계이다. 커뮤니티 케어는 필요한 어르신, 장애인 등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다. 2026년 초고령사회(전체 인구의 65세 이상의 고령자 비율이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된다)를 앞둔 상황의 한국은 노인인구를 위한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체계 구축을 실현하고 있다.

 

노인인구 중 특히 취약한 집단은 혼자 사는 노인이다. 지역사회내 독거노인은 사회경제적 수준과 건강상태가 매우 취약하다. 조사에 따르면, 4명 중 3명은 경제적인 노후준비가 없으며 62%는 절대 빈곤선 이하의 소득을 가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한 달에 한번도 가족과 연락을 하지 않고, 형제자매나 자녀가 없어 사회적 소외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96%의 독거노인이 복합적인 만성질환을 앓고 있지만 가족들에게 건강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없어 건강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통계청, 2019). 따라서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인한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 노인들의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이들의 안전과 건강의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이번 취재노트는 지역사회의 은퇴한 인력을 돌봄 분야 인력으로 재교육하여 고령 가구의 안전과 건강 관리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전주시의 통합 돌봄 서포터즈, 건강도우미 사업을 소개한다.

 

전주시는 2020년 은퇴한 노인 인력을 통합 돌봄 사업의 틈새에 활용한 통합 돌봄 서포터즈 사업을 시작했다. 소득 보전을 통한 노인 복지 증진을 목표로, 전주시는 매년 지역사회 내 독거노인의 건강 관리 지지자로서 활동할 수 있는 노인 인력을 선별하여 건강지킴이로 임명하고있다. 건강지킴이 채용은 전주 의료복지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진행된다. 체력 측정, 기능평가, 그리고 대면 면접으로 총 3단계의 평가가 있다. 최종 선별된 지원자들은 21조로 건강지킴이로서 활동을 하게 된다. 건강지킴이로 활동하는 서포터즈의 주 연령대는 만 60세 이상으로, 간호사, 복지 분야 등 은퇴한 전문 인력이다.

 

20222:1의 경쟁률을 보인 건강지킴이 서포터즈 채용은 20239: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23년에는 총 131명의 건강지킴이가 이론교육과 실습교육을 받으며 약 500명의 수혜 어르신을 대상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론 및 실습 교육 외에도, 전문 지원 인력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돌봄의 의미, 친절교육, 서포터즈로서의 태도 등을 강조하는 소양 교육도 병행하여 제공된다.

 

1_36.jpg

-사진 1-

 (2023년 통합돌봄 서포터즈 교육 현장)

출처: 전주시청

 

건강지킴이들의 주요 업무는 수혜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주민센터의 돌봄 창구나 수행기관에 보고하여 신속한 개입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매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건강전문가들의 피드백을 받아 어르신들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돌봄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수혜 어르신들이 건강한 삶을 스스로 유지할 수 있도록 만성 질환에 대한 이해, 예방과 관리에 대해 교육을 한다. 더 나아가, 2023년에는 VR장비를 활용한 인지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2_31.jpg

-사진 2-

 (VR 인지강화 프로그램 체험중인 어르신)

출처전주시청

 

건강지킴이의 구체적인 역할과 사업 효과는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A 서포터즈의 경우 어르신의 몸이 우측으로 기우는 증상을 발견했다. 이에 A서포터즈는 통합 돌봄 건강 의료안전망을 담당하는 종합병원을 통해 해당 증상이 뇌졸중 전조 증상임을 자문 받았다. 동 통합 돌봄 창구와 즉시 소통하여 뇌졸중 증상에 따른 신속한 응급 대응을 할 수 있었다. B서포터즈의 경우 어르신의 돌발적인 태도 변화를 인지적 변화로 인식하고 이에 맞는 조치를 취했다. 이후, 치매 진단을 받게 되어 정기적인 약물 지원과 인지 재활 프로그램 받으며 뇌 활동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연계했다 (전주시청, 2022). 이러한 사례를 통해 통합 돌봄 서포터즈가 질 높은 의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효과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주시는 2022년 통합 돌봄 서포터즈 사업의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97.3% 이상이 매우 만족 한다는 높은 평가를 했다. 특히, 건강과 정서적인 측면에서 92% 이상이 상당 부분 도움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건강지킴이들 또한 일에 대한 자기 만족감과 경제적인 도움을 포함한 전반적인 분야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러한 긍정적인 반응을 바탕으로 전주시의 통합 돌봄 서포터즈 사업은 전국화를 통해 노인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여 지역사회 내에서 세대 간의 연결을 증진하고 있다.


3_15.png

 -사진 3-

 (2022년 통합돌봄 서포터즈 사업 만족도 분석 결과)

출처전주시청

 

전주시의 통합 돌봄 건강지킴이 사업은 노인 인권 관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주기적인 가정방문을 통해 노인들의 안전과 건강 상태를 확인함과 동시에 돌봄에 대한 지지를 제공함으로써 노인들의 존엄한 삶을 지원한다. 또한, 해당 사업은 사회 구성원들 간의 연결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수혜 어르신들과 건강지킴이 간의 소통과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연결망을 형성하고, 노인들이 사회의 일부로서 포용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한다. 더 나아가 해당 사업은 상생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 건강한 은퇴 인력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그들의 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자기개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노노케어를 비롯하여 노인들의 경제활동과 실질적인 사회적 공헌을 지원한다. 따라서 전주의 통합 돌봄 서포터즈 건강도우미 사업은 노인들의 건강권, 주거권, 사회적참여권, 경제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노인 인권의 증진을 지원하는 모범사례로 볼 수 있겠다.

 

 

 

 작성: 강해리 연구원(haerikang@asemgac.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