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취재노트

작성자 admin 시간 2023-10-20 15: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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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인 인구 감소와 산업쇠퇴, 물리 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인한 도시 쇠퇴 현상은 한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겪고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도시 활력 저하는 저성장, 저출산, 청년실업, 노동생산성 하락 등 부정적인 사회와 경제적 문제를 일으킨다. 이에 정부는 2013년 도시 활성화와 지역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였다.

 

도시재생사업은 지역자원을 활용하여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복지 측면에서 종합적인 활성화를 통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거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각 도시의 독특한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지역 가치를 높이고 주민 중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내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이번 취재노트는 고령친화적인 도시재생 성공사례로 주목받는 영주시 구성마을의 할매묵공장을 소개한다.

 

구성마을은 1961년 영주 대홍수로 인해 중앙선 철로가 변경되면서 철도노동자들의 거주지로 형성된 곳으로, 이후 무허가 정착촌으로 자연스레 형성된 마을이다. 상권 변화로 인해 점차 쇠퇴하게 된 구성마을은 독거노인 비율이 73.9%, 무소득 비율 인구 35%, 기초생활수급자가 29.3%에 이르는 초고령 마을이 되었다. 이에 영주시는 도시 활력 회복을 위해 마을기업과 공동체를 활성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169월 도시재생사업으로 할매묵공장이 개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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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묵공장은 50년 동안 구성마을에서 함께한 16명의 평균 나이 78세 할머니들이 공동으로 출자한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도시재생사업 계획이 결정되면서 구성마을 할머니들은 을 사업 아이템으로 제안했다. 어릴 적부터 만들고 먹어본 을 주력 상품으로 하여 영주 콩으로 만든 두부와 함께 생산을 시작했다. 그리고 동네 어르신들이 스스로 사업을 진행하고자 지역관공서, 지역축제에 홍보와 판촉 행사에 참여하는 등 자생력을 가지고 도시재생사업을 이끌어왔다.

 

어르신 16분의 하루 최대 생산량은 묵과 두부 각 100모다. 대규모 공장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수량이지만 지역에서 자라난 원재료를 사용하여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할매묵공장의 제품은 깊은 맛과 정취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연간 매출이 9천만 원을 넘을 정도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할매묵공장 조합원은 운영 이익금의 일부를 주거 취약지역의 집수리와 독거노인 식사 나눔 사업에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에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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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묵공장 사업은 전국 지자체 중에서도 활발한 도시재생사업 활동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을기업 최우수상, 균형발전 우수사례, 지방정부 정책 대상 우수상 등 각종 상을 받으며 도시재생 선진 모델로 자리매김하였다. 매년 전국에서 1천여 명 이상의 도시재생사업 관계자가 이곳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영주시의 할매묵공장은 노인의 인권적인 관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고령 주민들은 지역사회에서 사회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영주시의 할매묵공장은 지역 어르신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역자원의 활용한 경제, 사회, 물리, 환경적 활성화뿐만 아니라 지역 고령 주민들의 주체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할매묵공장은 사회의 귀감이 되어 많은 지자체에 영감을 주고 있으므로 모범사례로 볼 수 있다.

 

 

 작성: 강해리 연구원(haerikang@asemgac.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