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아이돌봄기동대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40.4%로 2016년 45.0% 이후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 미래에셋투자와 연금센터가 공동으로 발간한 ‘늦어지는 은퇴, 생애주기 수지 적자에 대비하라’ 보고서의 결과에 따르면 55~64세 연령층의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49.3세이며 임금근로자의 41.3%가 비자발적 조기 퇴직을 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노동시장에서 은퇴하는 실질 은퇴 연령은 2018년 기준 72.3세임을 고려할 때, 주된 일자리(life-time main job)에서 퇴직한 뒤 약 23년을 노동시장에 머무른다.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 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일을 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다. 비자발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이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되어있지 않고, 연금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재취업에 의존하게 된다. 즉, 은퇴 후 소득 보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인의 소득보장을 위해 정년 연령 증가, 은퇴 후 일자리 소득 상승 등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해결 방법 중 현재 현장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큰 소득이 보장된 일자리를 알선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인들이 소일거리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어느 정도의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일자리 알선을 통해 노인들의 소득 증진을 지원한다. 노인 일자리 관련 사업 중 이번 취재노트는 ‘우리동네 아이돌봄기동대’를 소개한다.

우리동네 아이돌봄기동대는 보건복지부와 서울시가 2016년부터 지원하는 일자리 사업 중 하나로 노인들이 일반 가정의 자녀 등하원, 자녀가 아플 때, 부모님이 긴급 외출을 하거나 모임을 할 때 필요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양육 경험이 풍부한 지역사회 노인이 40시간 이상 전문교육(돌봄 이해, 영아기 맞춤 놀이 교육, 상담기법 등)을 받고 사업에 참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21년 53.3%로 2012년 50.1%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와 함께 맞벌이 부부가 없는 시간 동안 아이를 돌봐줄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 중 하나가 우리동네 아이돌봄기동대이다.

동 사업은 지역사회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맞벌이 부부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이중 목표를 가지고 있다. 사업 참여 조건은 서울시 거주 60세 이상 노인 중 월 30시간 이상 근무가 가능한 사람으로 사업 참여자로 선정되면 40시간의 돌봄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현장으로 투입된다. 시급은 9,000원 이상으로 월 60시간 이상 근무자에 대해 산재보험, 배상보험, 건강보험 등이 제공되는 안정적인 일자리이다. 현재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은 서울시 전체 약 130여 명이고, 이용대상은 생후 6개월~9세까지의 영유아이며 서비스 이용 금액은 서비스마다 차이가 있지만, 시간당 11,000원~13,000원 정도이다. 서비스 이용시간은 아침 7시부터 저녁 10시이고, 현재는 서울시에서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전화를 통해서 서비스 신청 가능하고, 정기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고 일회적으로 받을 수도 있다.

서비스 종류는 등하원 지원, 아픈 아이 돌봄, 모임활동 지원, 1회성 돌봄 등이 있다. 등하원 지원은 부모들이 출퇴근으로 인해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에 데려다줄 수 없을 때 신청하는 서비스이다. 아픈 아이 돌봄은 부모가 출근했는데 아이가 아파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가기 힘들 경우 신청한다. 모임활동 지원은 부모가 모임, 행사 등으로 외출할 일이 있을 때 임시적으로 보호 서비스를 지원한다. 1회성 돌봄 서비스는 부모가 아프거나 휴식 등으로 긴급하게 아이를 맡겨야 할 때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이용자들의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인데, 등하원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는 학부모 A는 “아침에 아이를 데려다주고 출근하느라 힘든 부분이 많았는데, 이를 지원받을 수 있어 너무 편하다. 어르신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픈아이 돌봄 서비스를 받은 학부모 B는 “아이가 조금 아파 어린이집에 가지 못해 휴가를 써야 하나 걱정이었는데, 이 서비스를 지인으로부터 알게 되어 신청하게 되었다. 너무 만족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출산율이 점점 낮아지는 상황 속에서 ‘우리동네 아이돌봄기동대’와 같은 육아 지원 서비스는 아이를 양육하는 부부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사업이 단순히 서비스 수혜자를 위한 일방향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 역시 일자리를 제공받는 혜택이 있다. 이러한 방법의 사회사업은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집단인 노인의 소득보장을 돕고, 경제적 부담, 적절한 육아 환경의 부재 등으로 점점 낮아지는 출산율을 증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우리동네 아이돌봄기동대’ 사업은 노인의 삶의 지혜를 사업에 활용하여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노인 일자리 사업 모범 사례이다. 이러한 형태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다양화될 수 있다면, 노인을 비롯한 다양한 세대를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