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취재노트

작성자 admin 시간 2023-01-20 12:53:12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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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들어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편리성이 강조되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외출하지 않고도 물건을 살 수 있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있어 이러한 전반적인 사회의 편리성 증대는 반가워할 만하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집약적인 발전이 모든 세대가 반가워할 만한 소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지력이 점점 떨어지는 노인들에게 있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정보격차는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하기도 한다.

 

노인들의 정보격차로 인한 문제는 최근 들어 급속도로 대두되고 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인지저하가 나타나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인데, 인지기능의 저하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사용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초래한다. 한국은 IT 강국으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기술의 발전이 상당히 빠른 편에 속한다. 이러한 한국의 배경 속에서 노인들의 디지털 소외는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일상에서 떼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 사용부터, 가게 전반에 배치된 키오스크, 최신형 전자기기 등의 사용에 있어 노인들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 키오스크라는 무인 주문 기계가 도입되기 시작했고, 2023년 현재 키오스크는 대부분의 가게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키오스크는 주문의 편리성을 위해 도입되었지만, 생각보다 사용법이 복잡하여 일부 장년층과 고령층이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키오스크 앞에서 사용법에 어려움을 겪어 가게를 나가는 노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키오스크의 터치스크린은 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초래하고, 현금이 되지 않는 기계 역시 많으며 키오스크의 높이는 조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체구가 작은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준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중장년층 고객을 위한 서비스 개선은 그다지 시도하고 있지 않다. 서울시는 이러한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서울시민 안심일자리 사업 (실업자와 저소득 취업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일자리 제공 및 취업취약계층을 위한 역량강화 및 직업능력 배양을 통해 민간일자리 연계)디지털 안내사이다. 디지털 안내사는 디지털 역량교육과 자원봉사교육을 약 2주간 이수하고, 56시간씩 일하며 주로 어르신들의 이용이 많은 거점에서 키오스크 이용, 네이버 길 찾기, 카카오택시 부르기 등 디지털 기기 활용법을 도와주는 업무를 한다. 임금은 158,000원이고, 부대경비 6,000원을 별도로 지급한다. 또한 주연차수당을 지급하며 4대 보험 역시 가입시켜 약 5개월 동안의 계약 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수입과 안정성을 보장하고 있다.

 

서울시의 기사에 따르면, 어느 어르신은 얼마 전 마트에서 받은 포인트 적립 문자에 대한 방법을 문의했고, 최근 잡기 어려운 택시 앱 호출을 문의하는 분도 계셨다. 질문자의 눈높이에 맞춰 최대한 쉽고 친절한 설명으로 안내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디지털 안내사의 설명이 고맙다며 핸드백 속에 있던 사탕을 손에 쥐어 주시는 어르신의 정겨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울시의 다양한 지역에서 디지털 안내사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은 역을 기점으로 근처 주민센터, 병원, 마트, 복지관 등 활동 영역을 넓히며 보다 많은 디지털 약자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안내사는 노인들 역시 많이 참여하고 있고, 노인 특화형 사업인 어디나(어르닛 디지털 나들이) 지원단이 있다. 어디나 지원단은 고령층 디지털 교육 전문강사를 육성하여 노노케어 방식으로 노인들이 노인들에게 기술사용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안내사와 어디나 지원단의 지원 비용은 차이가 있는데, 어디나 지원단은 지속적으로 일하기에는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는 노인들이 사업 참여자이기에 한 달 20~30시간만 활동하며 시간당 22,000원을 지급한다. 또한, 복지관을 포함한 다양한 복지시설에서는 스마트폰 교육, 키오스크 교육 등을 실시하며 노인들이 정보화 시대 속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돕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는 핸드폰 사용에 대해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당시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기기들은 2023년 현재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고, 매일같이 새로운 첨단 기기들이 출시되고 있다. 기업들은 더 편하고, 더 다양한 기능을 가진 기기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인공지능까지 우리들의 일상에 들어오고 있다. 살기 좋고 편한 세상이 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기기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역시 존재한다. 노인들은 이 취약함에 노출된 대표적인 세대이다.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노인인권 협약 제정에서 논의되는 분야 중 하나가 정보 접근의 자유이다. 노인들 역시 다른 세대와 마찬가지로 동등한 정보 서비스에 접근할 자유가 있다. 이 자유에는 이들이 정보 서비스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이들이 자유롭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돕는 것까지 포함한다. 기술의 발전은 막을 수 없고, 앞으로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모든 집단이 첨단 기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러므로 디지털 안내사, 어디나 지원단과 같이 노인들의 정보 접근을 돕는 사업들은 더욱 다각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